
안녕하세요. 성수동에서 한열질환을 치료하는 한의사 권고은입니다.
오늘은 최근 진료실에서 특히 자주 만나는 증상인
*배한증(背寒症)*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배한증은 쉽게 말해 등이 차갑거나, 심할 경우 통증까지 동반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진료실에서 한 환자분이 조심스럽게 털어놓으셨던 이야기가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 날씨가 춥지도 않은데도 등이 얼음장처럼 차갑고, 요즘은 아프기까지 해요.
집에 있으면 담요로 덮어도 소용이 없고, 이러다 허리까지 문제가 생길까 걱정됩니다.”
이 환자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많은 배한증 환자분들이
양방 병원에서 진단을 해도 정확한 원인을 알수 없어 답답해하며 찾아오십니다.
등이 차가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배한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한의학에서는 주로 양기 부족, 한사(寒邪)의 침입, 기혈 순환 장애,
신장의 기능 저하와 같은 원인으로 설명합니다.
각 원인에 따라 증상의 양상도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양기가 부족할 때

우리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 바로 **양기(陽氣)**입니다.
양기는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체온을 유지하는 에너지로,
이것이 부족하면 몸이 냉해지고 기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특히 등이 차가워지는 증상은 **신장(腎)**과 **비위(脾胃)**의 양기가 약해졌을 때 자주 나타납니다.
양기가 부족한 환자분들은 주로 손발이 차고 쉽게 피로를 느낍니다.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허리와 무릎에 힘이 빠지는 느낌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일부 환자분들은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자율신경 실조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진단을 받고 오시기도 합니다.
몸이 따뜻하지 않으면 모든 기능이 저하되어 작은 증상들도 쉽게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외부의 차가운 기운인 한사(寒邪)의 영향

한사란 외부에서 몸으로 침입하는 차가운 기운을 말합니다.
겨울철이나 찬 바람에 자주 노출되면 한사가 경락을 막고
**기혈(氣血)**의 흐름을 방해하여 등에 냉기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환자분들은 종종 “어깨부터 등이 차갑고 묵직하게 아프다”고 말씀하십니다.
외부 요인으로 인한 배한증은 찬 환경에 노출되는 빈도와 관련이 깊어,
찬 곳에서 생활하거나 에어컨 바람을 오래 쐰 경우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기혈의 순환 장애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

임상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유형 중 하나가 기혈 순환 장애로 인한 배한증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에 기와 혈이 원활하게 순환해야 각 부위가 건강하게 기능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기혈의 흐름이 막히면 특정 부위의 온도가 떨어지며,
등이 차가워지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초(中焦), 즉 비위의 소화 및 기화 기능이 저하되면
기혈 생성이 부족해지고 몸 전체의 순환 문제가 생깁니다.
이로 인해 소화불량, 복부의 냉기, 전신의 무기력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환자분 중에는 “등이 차갑고 무겁다”는 느낌과 함께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4. 신장의 양기가 약해진 신양허(腎陽虛)

나이가 들수록 신장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신양허(腎陽虛)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에서 신장은 몸의 원기를 주관하며 체온 유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신양이 허약하면 등이 차가워지고 허리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양허 환자분들은 자주 “밤에 소변이 자주 마렵고,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무겁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무기력함과 손발의 냉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이 하소연하실 때,
저는 항상 근본적인 원인을 함께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한증은 단순히 ‘등이 차갑다’는 증상으로 끝나지 않고
몸 전체의 불균형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각 환자분의 몸 상태와 원인에 맞는 치료를 통해 온몸의 균형을 바로잡고,
자연스러운 회복을 돕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양기를 보충하는 한약, 침과 뜸, 그리고 생활습관 교정은 배한증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몸의 변화를 민감하게 느끼고 스스로의 건강에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
등이 차갑고 무겁다는 신호가 느껴지신다면,
부담 없이 한의학적 접근을 고려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여러분의 몸이 다시 따뜻함과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저희가 늘 곁에서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