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유근육통(Fibromyalgia) 증상은 몸이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면서도,
병원 검사를 하면 특별한 이상이 나오지 않는 질환입니다.
마치 감기에 걸린 것처럼 몸이 무겁고 피곤한데,
아무리 푹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이 병은 몸이 아픈 것이지만,
사실은 뇌와 신경이 통증을 다르게 느끼면서 생기는 것입니다.
원래는 작은 자극이 아프지 않아야 하지만, 섬유근육통이 있는 사람들은
뇌가 통증을 더 강하게 받아들이면서 작은 자극도 크게 아픈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특별한 부상이 없는데도 계속해서 몸이 아프고, 피곤하고,
머리가 맑지 않은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에게 더 많이 나타나며, 스트레스나 호르몬 변화,
유전적인 영향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섬유근육통 환자의 약 80~90%가 여성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여성에게 섬유근육통이 더 잘 생기는 것일까요?
이는 생물학적, 호르몬적, 사회적,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1. 호르몬의 영향

여성이 남성보다 섬유근육통 증상을 더 많이 경험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호르몬입니다.
특히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과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의 변화가
신경계와 통증 감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스트로겐은 신경계를 보호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갱년기, 월경 주기, 임신 등의 과정에서
에스트로겐 수치가 변동하면서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는 갱년기 여성들은
섬유근육통 증상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프로게스테론 역시 통증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월경 주기 중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변동하면 통증을 더 민감하게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섬유근육통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2. 신경계의 민감성 차이

여성과 남성의 신경계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이는 통증 감각에도 영향을 줍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중추신경계(CNS)**가 더 민감하게 작동하며,
통증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s)의 균형이 다르게 유지됩니다.
특히,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세로토닌(serotonin) 수치가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세로토닌은 기분 조절뿐만 아니라 통증을 완화하는 역할도 하지만,
여성의 경우 호르몬 변화와 스트레스 등에 의해 세로토닌 수치가 쉽게 변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밖에도 성별과는 큰 연관이 없지만,
섬유근육통 환자에에게서는 중추신경계에서 세로토닌의 대사 감소,
체내의 성장호르몬의 분비 감소, 스트레스에 대한 부신피질호르몬의 분비 반응 감소,
자율신경계의 기능 부전 등의 이상이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기도 합니다.
3. 면역 체계의 차이

또 여성과 남성은 면역 체계가 다르게 작동합니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면역 반응이 더 강하고, 염증 반응이 쉽게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감염에 대한 방어력은 높이지만,
동시에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면역 관련 질환에 더 취약한 이유가 됩니다.
섬유근육통은 자가면역질환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만성 염증과 관련이 깊습니다. 여성의 면역 체계가 염증 반응을
더 쉽게 유발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신체가 지속적으로 미세한 염증 상태에 놓이게 되며,
이로 인해 만성적인 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4. 스트레스와 감정적 요인

여성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남성과 다르게 나타납니다.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적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으며,
섬유근육통도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여성은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에 대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코르티솔 분비에 더 예민하게 변동하며,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신체가 더 쉽게 피로해지고 통증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하죠.
또 여성들은 감정을 표현하고 해소하는 방식이 남성과 다르고,
우울증과 불안 장애의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 높은 편입니다.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종종 우울감, 불안감, 수면 장애를 동반하는데,
이런 심리적 요인들이 통증을 더욱 악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5. 사회적, 문화적 요인

여성은 전통적으로 가족과 사회에서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감정적인 노동과 신체적인 부담을 동시에 짊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역할이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어
이것이 섬유근육통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의료 시스템에서도 여성의 만성 통증을 심리적인 문제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죠.
이러한 환경적인 요인들이 섬유근육통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해서 한의원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더욱 늘어나는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닌가, 짐작되기도 합니다.

섬유근육통은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신경계, 면역계, 호르몬,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여성은 호르몬 변화, 신경계 민감성, 면역 반응,
스트레스 요인 등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에
섬유근육통의 발생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본아한의원에서도 섬유근육통 환자의 70% 정도가
여성으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꼭 한의학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생활습관 개선, 적절한 운동, 스트레스 관리, 영양 섭취 뿐만 아니라
신체의 균형을 바로잡고 통증부위의 만성 유착이나 구조적 불균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한의학적 치료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섬유근육통이 단순한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신체적인 원인을 가진 질환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적극적으로 치료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