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뜨겁고 배가 차가운 분들, 이런 증상 있으시죠?
밥만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합니다.
소화가 안 돼서 체한 것 같아요.
트림도 자꾸 나오고, 심하면 명치까지 아픕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오늘은 상열하한, 배열증 환자분들이
왜 소화장애까지 함께 겪는지,
그리고 이걸 어떻게 치료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배열증 증상, 치료법 더욱 궁금하다면?
배열증 증상, 소화불량이 오는 이유
제가 한의원에서 환자분들을 보면서 느낀 건,
상열감이나 배열증으로 오시는 분들 중에 소화가 좋은 분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단순 열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화불량, 더부룩함, 명치 답답함,
이런 증상들이 거의 항상 같이 옵니다.
왜 그럴까요?
몸에 열이 위로 몰리면서 아래쪽은 차가워지는 상열하한(上熱下寒),
이 상태가 되면 우리 몸의 중간 부분, 특히 소화기관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 부분을 ‘중초(中礎)’라고 불러요.
중초가 뭔지 잠깐 설명드리자면,
우리 몸을 3층으로 나눈다고 생각해 보세요.
위층은 상초, 가슴과 머리 부분입니다.
중간층은 중초, 명치에서 배꼽 사이예요.
아래층은 하초, 배꼽 아래부터 하체까지입니다.
중초는 바로 소화기관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위, 비장, 간 같은 장기들이 여기 있습니다.
상열하한 상태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열이 위로 올라가서 얼굴이나 가슴이나 등이 뜨거워집니다.
그러면 중간에 있는 중초는 어떻게 될까요?
열이 위로만 몰리니까 중초는 막히게 됩니다.
기운이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하는 것이죠.
한의학에서는 이걸 ‘기울’이라고 합니다.
기가 울체되어 있다, 막혀 있다는 뜻이에요.
배열증 증상, 중초의 기운이 막히면?
중초에 기운이 막히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첫 번째, 소화가 안 됩니다. 음식이 내려가질 않아요.
두 번째, 명치가 답답하고 더부룩하고, 뭔가 꽉 차 있는 느낌이 듭니다.
세 번째, 트림이 자주 나옵니다. 막힌 기운이 위로 올라오려고 하는 거예요.
네 번째, 식욕도 떨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중초가 막히면 열이 더 심해집니다.
원래 위로 올라간 열이 빠져나가야 하는데,
중초가 막혀 있으니까 열의 순환이 안 되는 것이죠.
그러면 등의 열감은 더 심해지고, 소화는 더 안 되고, 이런 악순환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물어보세요.
“선생님, 그럼 소화제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일반적인 소화제로는 해결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근본 원인이 소화력 자체가 약한 게 아니라,
몸의 열 순환과 기운의 흐름이 막힌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치료도 달라야 합니다.
배열증 환자분들의 소화불량을 치료하려면,
단순히 소화만 도와주는 게 아니라
막힌 중초를 풀고, 열을 내리고,
진액을 보충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배열증 증상, 치료방법은?
저희는 이 치료를 3단계로 나눠서 진행합니다.
첫 번째 단계, 중초를 풉니다.
중초가 막혀 있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막힌 걸 뚫어줘야 합니다.
이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한약재가 반하예요.
반하는 중초의 울체와 습을 풀어주는 약재입니다.
그래서 트림, 구역질, 명치 답답함에 좋습니다.
또 향부자라는 약재도 씁니다.
향부자는 막힌 기운을 풀어주는 약재예요.
막힌 길을 뚫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스트레스로 인한 기울에 특히 효과적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중초의 막힌 기운을 풀면서 동시에 위로 올라간 열을 서서히 가라앉힙니다.
환자분들은 이 시기에 이런 변화를 느낍니다.
“명치가 좀 덜 답답해요.”
“트림이 줄어들었어요.”
“밥을 먹어도 덜 체하는 것 같아요.”
중초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변화들이죠.
두 번째 단계, 본격적으로 열을 내립니다.
중초가 어느 정도 풀렸으면,
이제는 위로 올라간 열을 확실하게 내려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청열 약재들을 사용합니다.
열을 식히는 약재들이죠.
황련, 석고, 치자 같은 약재들이 대표적인데,
특히 가슴과 등의 열을 내리는 데 효과적입니다.
동시에 소화기능도 계속 도와줘야 하니까,
건강한 비위 기능을 회복시키는 약재도 함께 씁니다.
세 번째 단계, 진액을 보충합니다.
열을 단순히 내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열이 있었던 분들은,
몸속 진액이 말라 있기 때문입니다.
진액은 우리 몸을 촉촉하게 해주는 액체들입니다.
침, 땀, 혈액, 관절액 같은 것이죠.
열이 오래되면 이런 진액들이 마르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다시 열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됩니다.
땅이 말라 있으면 불이 쉽게 나는 것처럼,
몸도 진액이 부족하면 열이 쉽게 생깁니다.
그래서 마지막 단계에서는 진액을 보충해야 합니다.
이때 쓰는 대표적인 약재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맥문동이에요.
맥문동은 폐와 위의 진액을 보충하고 특히 가슴의 답답함을 풀어줍니다.
둘째, 지모입니다.
지모는 열을 내리면서 동시에 진액을 보충해 줍니다.
셋째, 숙지황입니다.
숙지황은 깊은 곳의 진액을 보충합니다.
몸의 근본적인 체력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죠.
이 세 가지 약재로 몸속 진액을 채워주면,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다시 열이 생기지 않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입니다.
환자분들은 이 시기에 이런 말씀을 하세요.
“몸이 전체적으로 편안해졌어요.”
“예전처럼 쉽게 열이 안 올라와요.”
“소화도 안정적으로 잘되고요.”
진액이 보충되면서 몸 전체가 안정되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배열증과 소화불량을 각각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따로따로 치료하려고 하시죠.
하지만 사실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겁니다.
바로 열의 순환이 안 되면서 생긴 문제들입니다.
그러니까 근본 원인을 함께 치료해야 합니다.
근본 원인을 함께 치료하면 분명 회복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건강을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