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수동에서 자율신경이상 극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치료하고 있는 한의사 권고은입니다.
오늘은 자율신경이상에서 회복이 시작될 때 나타나는 두 가지 변화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소화와 수면입니다.
이 두 가지가 편안해지면, 여러분의 몸은 이미 회복 궤도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실조증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몸 전체의 균형이 흔들리는 병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몸의 음양이 흐트러지고,
서양의학에서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조화가 깨졌다고 설명합니다.
쉽게 말하면, 몸이 늘 긴장 상태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만히 있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발이 차거나 열이 오르고,
잠이 안 오고, 소화가 안 되는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병이 나아갈 때는 순서가 있습니다.
자율신경이상, 환자 경험담 더욱 궁금하다면?
자율신경이상, 회복의 첫 번째 변화 : 소화기능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처음으로 느끼는 변화가 바로 소화가 편해진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율신경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장기가 바로 위장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바로 속이 더부룩해지고, 트림이 나오고, 입맛이 사라지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만난 대부분의 환자분들도 식사만 하면 속이 답답하고, 체기가 하루 종일 가셨습니다.
검사상 큰 이상은 없다고 했지만, 늘 소화가 안 되고, 복부에 가스가 차고, 트림이 멈추지 않았죠.
그런데 자율신경 균형을 조금씩 되돌면 항상 이렇게 말하십니다.
“원장님, 요즘은 밥이 잘 내려가요. 식사하고 나도 속이 편안해요.”
이게 바로 회복의 시작입니다.
속이 편안해진다는 건 단순히 위장이 좋아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교감신경의 과흥분이 줄고, 부교감신경이 제자리를 찾았다는 신호입니다.
부교감신경은 우리가 ‘휴식할 때’ 작동하는 신경입니다.
그래서 부교감신경이 잘 작동하면 위장의 연동 운동이 회복되고, 음식이 천천히 잘 내려가죠.
또 침 분비도 늘고, 위산 분비도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이때부터는 ‘먹는 게 부담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옵니다.
자율신경이상, 회복의 첫 번째 변화 : 수면
두 번째 변화는 잠이 깊어지는 것입니다.
자율신경실조증 환자분들은 대부분 수면이 얕습니다.
밤에 자주 깨거나, 꿈을 많이 꾸거나, 새벽에 눈이 떠지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몸이 회복되기 시작하면, 어느 날부터 잠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숙면했어요.”
“요즘은 눈을 감으면 바로 잠이 와요.”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순간, 저는 마음속으로 ‘이제 거의 다 오셨구나’ 생각합니다.
잠이 깊어진다는 건 단순한 수면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자율신경의 균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확실한 변화입니다.
왜냐하면 숙면은 몸이 ‘안정 상태’에 들어가야 가능하기 때문이죠.
교감신경이 과하게 흥분되어 있으면, 몸은 늘 전투태세에 있습니다.
밤에도 긴장을 풀지 못하고, 머리는 쉬고 싶은데 몸은 깨어 있는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부교감신경이 제자리를 찾으면, 숨이 깊어지고, 심박이 안정되고,
체온이 약간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숙면이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소화와 수면이 좋아지는 이유는 결국 하나입니다.
몸이 ‘긴장에서 이완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두 가지가 좋아지면, 대부분의 증상이 순차적으로 줄어듭니다.
두근거림, 어지럼증, 손발 냉증, 불안, 피로감 같은 것들이 점점 약해지죠.
자율신경이상, 회복하려면?
그럼 어떻게 하면 이런 변화를 더 빨리 만들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간단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호흡을 바꿔야 합니다.
호흡은 자율신경을 직접 조절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하루에 세 번, 식사 후나 잠자기 전에 5분만이라도 복식호흡을 해보세요.
코로 천천히 들이마시고, 배를 부풀린 다음, 입으로 길게 내쉽니다.
이 동작 하나만으로도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됩니다.
실제로 심박 변이도 검사를 해 보면, 호흡을 바꾼 사람은 즉시 자율신경의 균형이 변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세요.
불면이 심하신 분들은 대부분 잠드는 시간이 매일 다릅니다.
자율신경은 규칙성을 좋아합니다.
하루라도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보세요.
그 자체가 자율신경을 훈련시키는 방법입니다.
셋째, 식사량을 줄이고 속을 가볍게 유지하세요.
소화가 편안해지는 것은 회복의 핵심 신호입니다.
하지만 위장이 과로하면 부교감신경이 쉬지 못합니다.
식사량을 70~80%로 줄이고, 과식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늦은 밤 식사는 자율신경 회복을 방해합니다.
위가 일할 때는 몸이 휴식 모드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죠.
넷째, 따뜻한 온도 유지가 중요합니다.
손발이 차고 체온이 낮으면 교감신경이 계속 자극을 받습니다.
따뜻한 차, 반신욕,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체온을 유지하면 신경의 긴장이 완화됩니다.
실제로 자율신경실조증 환자에게 온열요법을 병행했을 때
수면의 질과 위장운동이 현저히 좋아졌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걱정을 줄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걱정 자체가 교감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에요.
불안한 생각이 떠오를 때는 “지금 나는 안전하다”라고 마음속으로 되뇌어 보세요.
이 단순한 말이 뇌의 편도체 반응을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결국, 자율신경 회복은 몸이 안정감을 다시 배우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소화와 수면이 먼저 달라집니다.
이 두 가지가 편안해졌다면, 여러분의 몸은 이미 회복 중입니다.
남은 증상들은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수많은 환자분들을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병을 낫게 하는 건 약이 아니라, 몸의 균형이 돌아오는 힘입니다.
그 힘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단지 너무 오래 긴장하고, 너무 오래 참아왔을 뿐입니다.
오늘 알려드린 호흡, 식사, 수면 습관만 꾸준히 실천해 보세요.
어느 날 아침, “요즘은 속이 편하고 잠도 잘 자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실 겁니다.
그때는 정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몸이 스스로 균형을 되찾은 겁니다.
여러분의 몸은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고, 회복하려는 힘이 강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 힘이 여러분 안에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평안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