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았다 일어서는 순간
세상이 한 박자 늦게 따라오는 느낌, 겪어 보셨나요.
갑자기 어지럼증이 밀려오는데
몇 초 지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멀쩡해집니다.
그래서 말씀드리기도 애매하죠.
이비인후과에서 이석증 검사를 받고,
신경과에서 영상 검사까지 받아도
별다른 소견이 없다는 말만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어지럼증은 구조가 상해서 오는 게 아니라
몸의 조절 기능이 흔들려서 오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갑자기 오는 어지럼증은 조절이 늦어서 옵니다
일어설 때 피는 아래로 쏠립니다.
이때 몸은 곧바로 혈관을 조이고 심박을 올려
머리로 가는 혈류를 맞춥니다.
이 맞춤을 맡는 쪽이 자율신경입니다.
반응이 반 박자 늦으면
그 짧은 사이에 눈앞이 흐려지고 휘청합니다.
구조가 상한 게 아니라 타이밍이 어긋난 상태라
영상과 혈액 검사에서는 소견이 잡히지 않습니다.
어지럼이 잦은 분들이
소화가 더디고 잠이 얕고 손발이 서늘하다고 말씀하시는 것도
같은 조절 기능이 함께 흔들린 결과로 봅니다.
혈압이 낮은 분에게만 오는 것도 아닙니다.
혈압 수치는 정상 범위인데
바뀌는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운 곳에서 오래 서 있을 때,
목욕탕에서 나올 때, 식사 직후에 심해진다면
조절 지연 쪽을 먼저 떠올립니다.
식사 직후가 유독 힘든 분도 계십니다.
소화를 위해 배로 피가 몰리는 시간대라
머리로 가는 몫이 잠시 줄어듭니다.
이석증과 갈리는 지점
이석증은 고개를 돌리거나 눕는 방향에 따라 유발됩니다.
천장이 도는 느낌이 뚜렷하고 구역질이 심합니다.
반면 조절이 흔들려 오는 어지럼증은
일어설 때, 오래 서 있을 때, 더운 곳에서 심해집니다.
도는 느낌보다 아득함에 가깝습니다.
진료실에서 감별할 때 먼저 여쭙는 건 세 가지입니다.
- 자세를 바꿀 때 유발되는가, 일어설 때 유발되는가
- 도는 느낌인가, 붕 뜨거나 아득한 느낌인가
- 두근거림이나 식은땀이 함께 오는가
세 번째에 해당하시면 자율신경 쪽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기억에 남는 분이 한 분 계세요.
삼십 대 후반 여성분이셨는데,
회의 중에 일어설 때마다 눈앞이 하얘진다고 하셨습니다.
이석증 검사와 영상 검사는 멀쩡했지만,
자율신경균형검사에서 교감 쪽 반응이 과하게 올라가 있었고
뒷목과 어깨가 단단하게 굳어 있었습니다.
수면이 무너진 시기와 시작 시점이 겹쳐 있었고,
아침을 거른 날에 유독 심하다고 하셨습니다.
목이 굳어 있으면 어지럼증이 잦아집니다
머리로 가는 혈관 일부는 목뼈 옆 통로를 지나갑니다.
목이 앞으로 빠지고 뒷목이 굳으면 이 통로가 좁아집니다.
여기에 위쪽 목뼈에는 균형 감각에 관여하는 감각 수용체가 몰려 있습니다.
이 부위가 굳으면 균형 정보가 뒤엉킵니다.
눈이 보내는 정보, 속귀가 보내는 정보, 목이 보내는 정보가
서로 어긋나면 뇌는 그것을 어지럼으로 읽습니다.
오래 앉아 일하시는 분들에게 어지럼이 잦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고개를 한참 숙였다 들 때 핑 도는 느낌,
모니터를 오래 본 오후에 붕 뜨는 느낌도
같은 자리에서 설명됩니다.
이때는 목 주변을 함께 풀어야 반응이 옵니다.
눈과 목, 속귀가 보내는 정보가 맞아떨어져야
몸이 흔들림 없이 균형을 잡습니다.
옛 의서가 현훈(眩暈)을 본 시각
無痰不作眩 — 담이 없으면 어지럼이 생기지 않는다.
한의학은 어지럼을 몇 갈래로 갈라 봤습니다.
탁한 것이 얽혀 위로 오르는 쪽,
기혈이 모자라 머리를 못 채우는 쪽,
위로 뜬 열에 흔들리는 쪽입니다.
첫째는 속이 미식거리고 머리가 무겁습니다.
둘째는 피로할 때, 식사를 거른 뒤 심해집니다.
셋째는 얼굴이 달아오르고 잠이 얕습니다.
세 갈래가 섞여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어느 쪽이 앞에 서 있는지 가려내는 과정이
진료의 첫 걸음이 됩니다.
같은 어지럼이라도 이 구분에 따라 처방이 달라집니다.
비슷한 증상으로 진료받으신 분들의 회복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본향한의원의 어지럼증 진료 — 네 단계 접근
본향한의원은 속귀와 목,
자율신경을 함께 놓고 살핍니다.
첫 단계는 검사입니다.
자율신경균형검사로 교감·부교감 균형과 반응 속도를 확인하고,
체열진단검사로 상체와 손발의 온도 분포를 봅니다.
체형분석으로 목뼈 배열과 골반 틀어짐을 확인합니다.
둘째는 변증입니다.
탁한 것이 얽힌 쪽인지, 기혈이 모자란 쪽인지,
위로 뜬 열에 흔들리는 쪽인지 갈라 봅니다.
셋째는 한약입니다.
본향한의원에서 자율신경 진료에 제일 많이 나가는 처방이 자율환입니다.
시호와 황련을 축으로 얽힌 기운을 풀고 심열을 내려
두근거림과 어지럼, 소화장애를 함께 다스립니다.
기혈이 모자란 쪽이라면 채우는 약재를 앞에 세우고,
탁한 것이 얽힌 쪽이라면 풀어내는 약재를 먼저 씁니다.
같은 이름의 처방이라도 구성이 달라집니다.
넷째는 시술입니다.
뒷목과 위쪽 목뼈 주변 유착을 도침으로 풀고,
추나로 배열을 잡고,
두개천골교정(CST)으로 뇌척수액 순환 리듬을 정돈합니다.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이렇게 시작해 보세요
일어설 때는 두 단계로 나눠서 일어나 보세요.
앉은 자세에서 발목을 몇 번 움직인 뒤 서면 훨씬 덜합니다.
수분과 소금기가 모자라면 어지럼이 잦아집니다.
땀을 많이 흘리신 날에는 조금 더 챙기시는 편이 낫습니다.
아침을 거르는 습관도 함께 점검해 보세요.
혈당이 훅 떨어지는 시간대에 휘청임이 몰립니다.
종아리 근육을 자주 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서 있을 때 발끝을 들었다 놓는 동작만으로도
아래로 몰린 피가 위로 올라옵니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힘이 빠지는 증상, 심한 두통이 함께 온다면
지체하지 마시고 응급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개인 상태에 따라 경과가 다를 수 있으니 진료 상담을 통해 방향을 잡으시길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검사가 정상인데 왜 어지럼증이 계속되나요
A. 대부분의 검사는 구조의 손상을 봅니다.
혈압과 혈류를 맞추는 조절 반응이 늦어진 상태는
영상이나 혈액 검사에 잡히지 않습니다.
Q. 이석증과 어떻게 구분하나요
A. 이석증은 눕거나 고개를 돌리는 자세 변화에서 유발되고
천장이 도는 느낌이 뚜렷합니다.
일어설 때 아득해지는 양상이라면 조절 쪽을 함께 살핍니다.
Q. 목 치료가 어지럼증에 도움이 되나요
A. 위쪽 목뼈에는 균형 정보를 보내는 감각 수용체가 몰려 있습니다.
이 부위 긴장을 덜어 내면 균형 정보의 어긋남이 줄어
어지럼이 완화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커피나 술이 영향을 주나요
A. 영향을 줍니다.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술은 탈수를 부릅니다.
둘 다 조절 반응을 흔들어 어지럼을 잦게 만들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동의보감(東醫寶鑑) 「외형편 두문(頭門)」 — 현훈의 담·허·화 변증
황제내경(黃帝內經) 「지진요대론(至眞要大論)」 — 어지럼과 간의 관계 기록
단계심법(丹溪心法) — 무담불작현의 담 중심 해석
(연구) 기립 시 혈압 조절과 자율신경 반응 지연에 관한 임상 보고
(연구) 경추 상부 고유감각과 균형 조절의 연관 관찰
작성: 본향한의원
자율신경실조증 치료가 궁금하시다면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진단·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나 회복 정도는 개인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료는 전문의 상담을 권장드립니다.